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야생 레드 디스커스의 대표적인 산지로 비교적 상류에 있는 마데이라 강 수계 및 그 영향권 내에 있는 산지들과 알렌큐어 지역의 산지들이 존재합니다.
본 글에서는 이 두 산지에 대한 특징과 앞으로 디스커스 개량에 있어 이 두 산지가 어떤 방식으로 이용될 수 있을지, 그리고 야생 열대어의 브리딩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먼저 마데이라 지역과 알렌큐어 지역의 위치는 위 지도와 같습니다.
비교적 알렌큐어 지역과 가까운 마데이라 강과 아마존강 본류의 합수부 지역과 알렌큐어 지방까지의 거리는 약 500km으로, 상당히 멀리 떨어져있으며 서식지 내에서 그리 멀리 이동하지 않는 디스커스의 특성상 두 지역간에 유전적 교류가 있기는 거의 불가능한 거리입니다.
참고로 위 거리는 남한의 북쪽 끝인 고성에서 남쪽 끝인 해남까지의 거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평생 수천킬로미터를 이동하는 Brachyplatystoma 와 같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의 어종들이 살면서 이동할 일이 없는 거리입니다.
WW46은 마데이라 수계 내에서도 Maues에서 채집된 야생 디스커스를 이용해 브리딩 된 개체로, Maues는 Parana do Uraria, 즉 우라리아 수로를 통해 마데이라 본류와 이어져있는 지역입니다.
위 사진상의 개체들도 아스타크잔틴 급여를 통한 색상 조절이 어느정도 된 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좋은 디스커스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특히 알렌큐어산 디스커스에서 보기 어려운 맑은 붉은색이 인상적입니다.
Maria curupira는 2008년쯤 브라질의 W.B.Sabby에 의해 소개된 산지로, 마데이라 본류와 우라리아 수로가 합쳐지는 지역 인근에 위치한 작은 늪지 형태의 산지로, 상당히 좋은 레드 솔리드 개체들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사진의 야생 개체와 같은 수준의 높은 퀄리티의 개체들은 채집된 개체들 중에서도 강도높은 선별을 거쳐야 만나볼 수 있겠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개체의 계란형에 가까운 체형과 매끄러운 피부 질감, 그리고 핏빛에 가까운 투명한 붉은 색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사진 출처의 링크에서 더 많은 F1 개체들의 사진 또한 확인해볼 수 있는데, 후대의 퀄리티도 상당히 좋게 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소개되어 접근성 좋은 레드계열 야생 디스커스로 잘 알려진 우라리아의 개체들을 이용한 브리딩 사례 또한 존재합니다.
위 사진은 DF레드로 유명한 Discus Farm Itzu에서 브리딩 한 개체로, 우라리아산 개체들 사이에서 얻은 F1 개체와 산지를 알 수 없는 야생개체간의 크로스를 통해 나온 개체라고 합니다.
사진이 업로드된 날짜는 2014년 4월 20일, 개체가 부화한 날짜는 2012년 9월 25일로, 약 1년 반정도 자란 14cm 전후의 개체입니다.
위 사진의 개체는 동일하게 Discus Farm Itzu에서 브리딩한 개체이나, 위 개체와는 달리 알렌큐어 북부에 위치한 쿠이페아에서 채집된 야생개체의 F1과 만갈에서 채집된 야생개체의 F1 사이에서 태어난 개체입니다.
가장 주목해볼만한 점은 위 우라리아산 개체를 이용해 브리딩된 개체와의 색상 차이입니다.
아직 색이 전부 덮히진 않았으나, 색감의 경우 비교적 채도가 더 높은 색상을 띄고 있습니다.
이 개체들의 경우 위 개체들과 같이 올라왔으나, 부화시기는 2011년 3월 5일로 약 3살정도 된 개체입니다.
마데이라 수계의 디스커스들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아주 방대한 다양성입니다.
위 설명에는 마데이라 수계에서 채집된 개체들 중 솔리드 개체들을 이용한 브리딩 작업 사례들을 보여드렸지만, 실제로 마데이라 수계에는 로얄, 솔리드, 헤켈크로스 등 매우 다양한 스타일의 디스커스들이 채집됩니다.
실제 마데이라 강과 그 영향권에 있는 우라리아, 마우에스, 파라코니 등의 지역의 지도를 살펴보면 상당히 단순한 구조로 이뤄져있습니다.
양쪽에 마데이라와 마우에스가 위치해있고, 그 두 지역을 우라리아 수로가 이어주며 파라코니와 같은 지역은 우라리아 수로를 중심으로 마치 사다리처럼 양쪽으로 뻗어있기에 비교적 개체들이 유전적 왕래를 갖기 쉬운 형태를 띕니다.
이러한 적당한 수준의 산지간의 독립성으로 인해 마데이라 수계의 개체들 간에는 어느정도 수준의 유전적 교류가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높은 다양성이라는 특징이 나타나는데, 이와 비슷하게 각 채집지간에 복잡하게 나뉜 작은 호수나 하천들이 적은 느하문다 강, 느하문다 호수 및 구아리바를 포함하는 느하문다 수계에서 역시 개체들이 서로 유전적 교류를 하기 때문에 좁은 지역 내에 로얄, 솔리드, 헤켈크로스 (로얄 및 솔리드 센터바), 라인 헤켈, 코발트 헤켈, 심지어는 간혹 스네이크스킨 등 매우 높은 다양성을 갖는 개체들이 출현합니다.
때문에 자신이 브리딩하고자 하는 방향이 적은 종어 개체로 더 높은 다양성을 이끌어내 지금껏 보지 못했던 패턴의 디스커스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면, 마데이라산 디스커스들이 더 유리할 수 있을것입니다.
반면 알렌큐어 지역은 정 반대의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W.B.Sabby 사에서 발행한 알렌큐어 지방에 대한 디스커스 채집 지역 지도로, 딱 보기에도 위의 마데이라 지역보다 훨씬 복잡하게 작은 하천들과 호수들이 마치 미로처럼 엉켜있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형태의 지형에서는 어류들이 자신들이 원래 살던 호수나 하천에서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각 채집지역간의 물리적 거리가 굉장히 가깝더라도 유전적으로 고립되어 진화할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알렌큐어 지역의 개체들은 채집지가 조금만 달라져도 서로 독립되어 진화해온 집단들이 존재하기에 개체들의 특징에 큰 차이들을 보이게 되며, 또한 한 산지 내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형질을 보여줍니다.
이를테면, 북 알렌큐어 지역 중 쿠이페아 등지에 서식하는 디스커스들을 모아보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패턴은 솔리드와 세미로얄, 체인로얄 세가지 뿐이며 라인이 전부 이어진 풀 로얄 타입이나 센터바가 나타나는 개체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는 그 지역의 개체군이 그만큼 더욱 오랜 시간동안 여러 세대에 걸쳐 다른 지역의 개체들과 섞이지 않고 유지되어왔다는 것을 시사하는 부분으로, 위 지도에서 쿠이페아 1 바로 옆에 있는 만갈 지역에서 채집된 디스커스와 쿠이페아 1 지역에서 채집된 개체들을 비교해도 체형에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수준의 차이를 볼 수 있는 것 또한 이와 같은 이유에서 입니다.
아마 국내에 알렌큐어, 특히 북알렌큐어 디스커스들이 소개된 데에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위 사진의 홍월 디스커스일 것입니다.
놀랄만한 짙고 깊은 적색에 위에서 보았던 마데이라 수계 원산의 디스커스에서 기원한 품종들과는 다른 느낌의 붉은 색감을 주는 디스커스로, 아마 국내에서 레드 디스커스에 가장 흔히 붙이는 이름이겠지만 실제로 진품 개체는 그 계통을 유지하는 난이도가 손에 꼽을만큼 어려운 품종입니다.
그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품종이 알렌큐어 지방의 디스커스에서 기원을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홍월과 같은 레드 계통의 디스커스를 브리딩하고자 할 때 인브리딩이 지속되면 붉은색은 약해지고 푸른색이 더 많이 나타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현상입니다.
그렇다고 형질의 다양성이 높은 마데이라 수계의 개체들과 교배를 진행한다면, 야생 피에서 넘어온 높은 다양성으로 인해 지금까지 쌓아온 유전적 안정성, 즉 고정률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홍월 디스커스의 기원이라고 하는 쿠이페아산 개체와 무작정 교배를 이어가면 좋은 개체를 얻을 수 있는 것 또한 아닙니다.
아까 말한 것과 같이 알렌큐어산 디스커스들의 특징은 복잡한 지형적 특징으로 인해 좁은 공간 안에 제한된 개체들이 독립적으로 분화해가고 있어 유전적 다양성이 낮기 때문에 이 지역의 개체만을 이용해 교배를 이어간다면 해당 산지의 개체들이 갖는 약점, 쿠이페아 지역의 경우를 예로 들면 작은 성장 크기와 같은 약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면서도 어렵게 만들어진 품종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지 않기 위해서는 근교약세와 너무 높은 유전적 다양성으로 인해 고정률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는 동시에 적당한 잡종강세와 동시에 기존에 개체들이 갖는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은 강화할 수 있는 적당한 유전자를 갖는 개체를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위 사진의 주월 디스커스와 홍작 디스커스는 알렌큐어 지역의 디스커스들이 갖는 지역적 분화의 정도를 단적으로 아주 잘 보여주는 예시로, 주월 디스커스의 경우 북알렌큐어 지역의 개체들을, 홍작 디스커스는 서 알렌큐어와 남 알렌큐어 지방의 디스커스들을 베이스로 같은 브리더가 서로 다른 의도를 갖고 개발한 품종입니다.
보다싶이 두 품종은 같은 알렌큐어 안에서 채집된 개체들을 베이스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세부적인 산지와 브리더의 의도에 때라 체형, 색감, 패턴이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나타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역적 변이가 다양하고, 한 지역내의 유전적 변이가 적다는 것은 다르게 표현하자면 브리더에게는 자신이 그 산지의 특징을 볼 능력만 된다면 원하는 유전자를 골라 쓸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고도 할 수 있으며, 이 것이 바로 수많은 브리더들이 지금껏 알렌큐어 지방의 디스커스들을 브리딩에 사용한 이유이자, 다른 지역의 디스커스들에 비해 높은 가격임에도 브리더들의 끊임없는 수요가 이어지는 이유일 것입니다.
디스커스는 몇 안되게 채집당시부터 브리딩을 고려한 어종입니다.
타 어종을 브리딩하는 입장에서는 디스커스 채집 및 업계에서 이뤄지는 세부적인 채집지 분류와 네이밍이 부러우면서도, 다된밥에 재뿌리듯 이 모든것이 무의미하다 주장하는 일부 무지한 매니아를 보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렇다고 기본적인 지식 없이 단순히 유명한 산지의 개체들만 교배하면 좋은 개체가 태어나겠지 하는 기대는 동남아시아에서 초고속으로 이뤄지고 있는 개량으로 인해 마치 F1 레이싱과 같아진 디스커스 브리딩에 무면허 운전자가 눈을 가리고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단순히 이 둘을 섞으면 이렇다더라 하는 소문 혹은 무분별한 교잡에 의한 것이 아닌, 제대로 된 이해와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탄생한 품종이 생기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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