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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reeding Lab (통합 브리딩 자료실)

관상어 품종과 육종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

by 깜순이 (정지석) 2023.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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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어는 오랜 시간 "관상" 이라는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육종되어온 만큼, 다양한 품종이 개발되어왔고 또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들어 많은 수의 사육자들과 브리더들이 이 "품종"이라는 개념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으며, 현재 관상어 시장에서는 일부 이로 인한 문제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품종"이라는 것이 정확하게 무엇이고, 우리는 관상어에 있어 "품종"을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뤄보고자 합니다.

 

관상어 산업에 있어 "품종"의 의미

 

사전적 의미에서 동물의 품종 (breed) 은 균질한 표현형과 행동 형식 등을 통해 같은 종 내의 다른 개체군과 다른 특성을 갖는 그룹으로 알려져 있지만, 학술적인 단일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 용어입니다.

 

따라서 "품종"이라는 단어는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정의될 수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정의로서는 표현형을 결정하는 대립유전자가 전부 동형접합을 지녀 동일 그룹 내에서 번식을 해 F1을 생산할 경우, 자손에게 자신과 온전히 동일한 특성을 전달하는 "순종 (purebred)"에게 사용되는 명칭입니다.

(관상어의 경우에는 육종 목적이 대부분 표현형에 주로 국한되나, 양식어종 혹은 가축의 경우 성격, 생존률, 질병 저항성 또한 육종의 목적이 되며 이러한 특성까지 후대에 동일하게 유전되어야 품종으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국내에서 또다른 문제가 되고 있는 특정 품종의 선대 확인이 불가하거나, 알려진 것과 실제 선대가 다른 부분은 이번 글의 주제와 조금은 다른, 브리딩에 있어 "마케팅과 상업"에 대한 문제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는 다음에 다른 자료글로 다뤄보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간의 선별 교배를 통해 순계 생산을 이뤄내거나, 처녀생식 혹은 자가수정 (식물의 경우)을 통해 표현형에 있어 고정을 이뤄내야 하는데, 관상어의 경우 다른 가축들에 비해 육종 역사가 짧고 비교적 소규모로 양식되는 특성으로 인해 장기간의 선별 교배에 불리해 순계 생산이 이뤄진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일부 디스커스와 같은 어종에서 F10이상 인브리딩을 통해 순계생산에 도달했을 것으로 보이는 사례들은 일부 확인 가능합니다)

 

더불어 "관상"이라는 특수한 목적을 갖고 있고 생산되기 때문에 아주 작은 표현형의 차이에도 새로운 품종으로 분리하고, 빠르게 상업화 하는 특성과 더불어 양식 산업에 비해 작은 산업 규모 및 영세한 단일 사업자 규모로 인해 양식업계에서 육종을 위해 사용하는 생명공학적 방법들 또한 접목이 어렵기 때문에 관상어 산업에서 주로 사용되는 "품종" 이라는 단어는 사전적 의미에서의 Breed (품종) 보다는 Strain (균주) 혹은 Variation (변이체)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Strain의 경우 본래 한개의 원핵생물 세포에서 유래하여 유전적으로 동일한 개체들의 집합을 의미하거나 (미생물학의 사례), 유전적으로 동일한 동물 그룹을 의미하나 (실험용 설치류의 사례), 양식에 있어서는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선발교배된 개체 집단을 가리켜 Strain이라고 칭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어떠한 개인이 특정 목적을 갖고 특정 개체군을 선발교배하여 유지하였다면, 이는 사전적인 의미에서 "Strain"이 될 수 있겠으나, 이것이 관상어로서 다른 Strain들과 얼마나 다른 표현형을 가졌는지, 또 이를 통해 이 Strain이 산업적으로 인정되고 상업화될 수 있을지 여부는 또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때문에 관상어 산업의 측면에서는 단순히 선발교배를 통해 어떤 Strain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닌, 선발교배를 통해 기존에 없던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의 새로운 표현형과 형질을 갖는 Strain을 작출해내고 또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며,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해당 Strain의 기원과 특징을 브리더는 명확히 설명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Variation의 경우에는 관상어 품종에서도 알비노 (Albinism), 플래티넘 (Leucism)과 같은 특정한 돌연변이로 인한 품종에 해당하는 사례이며, 관상어의 육종에 있어서는 Strain과 Variation 두 가지 사례 모두 찾아볼 수 있고, 간혹 이 두 가지가 혼합된 형태 (ex. 한 종의 알비노 집단 중 특정한 Strain) 또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멘델의 유전법칙 1)

관상어의 육종과 멘델의 유전법칙

 

아마 현재 국내에서 관상어를 브리딩하고 자신만의 품종을 육종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부분의 브리더분들은 멘델의 유전법칙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멘델의 유전법칙은 유전법칙 중에서도 가장 기초가 되는 법칙으로, 한국에서는 중학교 과학 시간에 배울 정도로 간단하고도 고전 유전학의 기반을 이루는 중요한 법칙입니다.

 

간단하게 멘델의 유전법칙을 정리하자면 한 쌍의 대립 유전자에 의해 어떠한 형질이 결정될 때, 한 우성 대립유전자를 T, 다른 열 대립 유전자를 t로 가정하고 TT, tt 개체를 교배하면, F1 세대에서는 T 표현형을 가지나 t 인자까지 보유하고 있는 Tt 이형접합 개체들만 태어나지만, Tt 유전형인 F1 개체 간의 교배를 통해 F2 개체를 생산하면 25%는 TT, 50%는 Tt, 25%는 tt 유전형질을 가진 개체가 태어나 결과적으로 표현형에 있어서는 75%의 T 표현형 개체와 25%의 t표현형 개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관상어의 육종에 있어 이 멘델의 유전법칙이 적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단일인자에 의해 결정되는 알비노 (Albinism)과 같은 돌연변이로, 대부분의 어류에서 알비노 개체들은 2세대 만에 온전한 고정이 가능한 돌연변이로서 가격이 굉장히 빠르게 하락하는 계통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알비노의 고정은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1. 야생 개체의 알비노, 혹은 양식 중 무작위적으로 태어난 알비노 개체의 확보

 

2. 야생형 개체와의 교배를 통한 f1 생산 (RR * rr => Rr)

 

3. F1 개체간의 교배를 통한 F2 생산, 25%의 알비노 출현 (25% RR, 50% Rr, 25% rr)

 

4. F2에서 출현한 알비노 개체들 간의 교배를 통한 100% 알비노 생산 

 

 

그러나 수명이 길고 번식 가능 연령이 오래 지속되는 어종들에 있어서 브리더는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더욱 빠르게 대량의 알비노 개체들을 확보할 수 도 있습니다.

 

1. 야생 개체의 알비노, 혹은 양식 중 무작위적으로 태어난 알비노 개체의 확보

 

2. 야생형 개체와의 교배를 통한 f1 생산 (RR * rr => Rr)

 

3. F1 개체와 부모 알비노 개체와의 교배를 통한 F2 생산, 75%의 알비노 출현 (25% Rr, 75% rr)

 

4. F2에서 출현한 알비노 개체들간의 교배를 통한 100% 알비노 생산

 

위와 같이 역교배를 통한 알비노 생산이 가능한 어종들은 대부분 수명이 길고 번식 가능 연령 또한 길지만, 대신 성숙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아 역교배를 통해 단기간 내에 더욱 많은 알비노 개체들을 생산하는 것이 브리더의 입장에서 훨씬 유리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표적으로 담수가오리 중 알비노 펄레이 혹은 알비노 실버 아로와나 등이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며, 이러한 단일 대립유전자에 의한 변종 (Variation)의 경우 길어도 F3~4 내에 완벽한 고정과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됩니다.

그러나 단일인자 유전이 아닌 대부분의 경우, 이렇게 단순한 방법으로 관상어를 성공적으로 육종 해낼 수 없습니다.

 

관상어에서 알비노와 같은 특수한 돌연변이의 경우를 제외 한 경우에는 체형, 패턴, 색상 이 3가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육종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3가지 요소 모두 알비노와는 다르게 여러 대립유전자들과 심지어는 성장 환경에 따라 결정되는 다인자 유전으로, 대립형질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으며, 우성과 열성을 구분하기도 어렵고 표현형을 조사해 보면 단일인자 유전과 같이 A표현형과 a표현형으로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이 아닌, 표현형에 따른 개체수가 정규분포를 띄는 특징을 보입니다.

정규분포의 형태를 띄는 야생 F1 디스커스의 표현형별 개체 수

때문에 패턴이나 체형, 색상과 같은 다인자유전 형질에 대한 육종을 하고자 하는 경우, 브리더는 이 넓게 분산된 개체군의 표현형에서 특정한 형질이 강한 개체를 선발해내고, 이들을 계속 다시 교배해 감으로써 정규분포의 폭을 좁혀 표현형 간의 편차를 줄이는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형질이 강하게 나타나는 개체군을 생산해야 합니다.

 

따라서 브리더는 단순히 멘델의 유전법칙에 따른 선발이 아닌, 극단선발과 중간화 선발과 같은 여러가지 개체선발 기술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육종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흔히 "라인브리딩"이라고 알려진 가계 선발, 개체군 선발과 같은 다양한 선발 방식을 통해 품종의 육종가를 높여야 합니다.

 

이때 기본이 되는 이론적 배경을 연구하는 학문이 집단유전학 (Population genetics)로, 집단 내 혹은 집단 간의 유전적 변이와 세대 간 대립유전자 빈도의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이며, 브리더는 필수적으로 이에 대한 이해를 갖고 응용할 수 있어야 유의미한 육종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집단유전학을 실전에 접목시켜 가축 혹은 작물의 유전형질을 원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학문이 바로 육종학 (Breedign science, Thrennatology)이며 브리더들에게 있어 가장 정확한 길잡이가 되는 것이 바로 이 육종학입니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식물 육종학의 경우 자가수정 및 분자생물학적 방법 적용 용이성 등과 같은 특징들로 인해 어류 육종에 적용이 어렵고, 동물육종학 또한 주로 육상가축을 대상으로 하는데, 어류의 경우 많은 산자수 및 초기 탈락률 등의 요소들로 인해 기초적인 부분 외에는 적용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어류 육종학의 경우 현재 국립수산과학원 어류육종연구센터를 통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에 보급된 자료가 그리 많지는 않으나 "선발육종을 위한 친어관리, (Douglas Tave 저, 국립수산과학원 역)"와 같은 외국 전문 서적을 번역한 서적이 출간되었기 때문에 이를 참고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플로리다 가아 (Lepistosteus platyhynchos)의 알비노 개체, 사진 제공: Hao Peng

현재 해외에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현대 생명공학 기술을 접목한 관상어 육종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몇년 사이에 눈에 띄게 확인되고 있는 가아피쉬의 알비노 개체들 (알비노 엘리게이터 가아, 알비노 플로리다 가아, 알비노 롱노우즈 가아)을 중심으로 중국과 같은 일부 국가에서 관상어 육종에 현대 생명공학 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되는 사례들이 눈에 띄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한민국에서 브리딩을 도전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150년도 더 전에 발표된 멘델의 유전 법칙 하나만을 머리속에 가지고 시도를 하고 있고, 심지어는 품종이라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부족해 아직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기에 현재로서는 국내 관상어 육종 산업의 미래는 암울해 보입니다.

 

더불어 아직 국내 관상어 시장에서 육종이라는 개념이 제대로 뿌리 내리지도 못했고, 사업체들도 대부분 영세하여 이러한 최신 생명공학 기술들을 관상어 육종에 접목하는 것들 또한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이 아직 국내에서 관상어 브리딩과 육종에 도전하고 있고, 새로운 세대 중에서도 더 나은 과학적 배경지식을 기반으로 이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으니, 앞으로는 국내에 최신 기술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40~50년 전에 확인된 기초적인 내용들이라도 브리딩에 접목해 성공적으로 자신만의 품종을 개발하는 데에 진척을 보이는 브리더들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1) 사진출처: https://researchtweet.com/mendels-laws-of-inheritance-types-experiments/

 

Mendel's Laws of Inheritance : Types & Mendel's Experiments

The two majors’ experiments done by Mendel to establish the Mendel's Laws of Inheritance were: 1. Monohybrid Cross. 2. Dihybrid Cross. During this ...

researchtwe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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